리치항


1. 레이오버에 오기 직전 3개월의 생활이 궁금해요.


저는 암스테르담에 지내면서 Mercury Patio라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어요. 도시, 버스, 기다림, 마주침 등에 관한 작업이에요. 그래서 그 몇 달 동안은 일상과 함께 다시 여행을 시작한 느낌이었어요.


2. 레이오버 일정은 어떤 식으로 조율하고 결정하셨나요?

약 1년 전부터 저는 이번 11월에 (salt)에 오는 것이 정해졌어요. 그래서 11월은 그 전과 그 후를 계획하기 시작하는 하나의 시간적 기준점처럼 느껴졌어요. 저는 이런 식의 시간적 앵커를 정말 좋아해요.


3. 바다 가까이에서 지내본 적이 있나요?

아주 잠깐씩은 있었어요. 하지만 바다 바로 옆에서 일정 기간 머문 건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4. 암스테르담에서 지내면서 제주의 어떤 점이 그리운가요?


암스테르담의 마트에 파는 재료가 꽤 제한적이라, 맛있는 음식을 해 먹고 싶은 욕구가 크게 들지 않아요. 마트 그리고 자연이 정말 그리워요.


5. 방문했던 장소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어디였나요? 그 이유는요?

세 곳이 있어요. 하나는 서오와 동환과 함께 오름을 가로지르며 하이킹했던 곳이에요. 고도가 계속 변하고 지형도 다양했어요. 여러 시간과 공간의 단계를 통과하며 움직이는 느낌이었어요. 또 하나는 유진과 누리와 함께 갔던 안덕계곡이에요. 고가도로 아래에 있었는데, 빛과 풍경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위로 차들이 지나가는 소리가 들렸지만, 여전히 아주 고요했어요. 그리고 첫날 혼자 갔던 남쪽의 폭포 다리. 버스를 타고 거의 세 시간이 걸렸어요. 작은 섬으로 이어지는 다리였는데 바람이 엄청나게 불었죠. 거기서 어떤 여성의 허밍 소리를 들었어요.


6. 제주에서의 녹음 작업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나요?

제주에 있는 동안, 저는 동굴, 곶자왈, 개울가, 옥상, 1층, 엘리베이터 등 여러 장소에서 저와 사람들의 허밍을 녹음했어요. 레이오버 룸에서 그 허밍들을 편집하던 기억이 나요. 세 개의 창문 너머로 파도를 바라보면서요. 컴퓨터를 끄고 헤드폰을 벗은 뒤에도, 제 뒤에서 계속 허밍이 들렸어요. 그게 제 목소리인지 확신할 수 없었어요. 마치 제 자신의 유령 같은 흔적, 쌍둥이가 생긴 것 같은 느낌이었죠. 그런 감각이었어요. 하하. 레이오버 이후에도 여러 순간에 그 허밍이 계속 들렸어요. 공간의 틈 사이에서 멜로디가 떠오르는 것처럼요. 어떤 종류의 백색소음을 오래 들은 사람이라면 비슷한 경험이 있을 거예요. 하얀 눈을 너무 오래 바라보다가 형상이 떠오르는 것과도 비슷해요. 처음엔 굉장히 으스스했지만, 나중에는 위로가 되었어요. 그 허밍은 제가 다리 위에서 처음 들었던 순간으로 저를 다시 데려다주었어요. 한 달 뒤, 저는 그 녹음을 바탕으로 베이징과 헤이그에서 퍼포먼스를 했어요. 그때 허밍은 또 조금 달라졌어요. 최근에는 완전히 사라졌어요. 아무리 집중해서 들어보려 해도, 더 이상 들리지 않아요. 하지만 그 형상은 여전히 거기에 있다고 알아요. 다만 그것이 다시 드러날 수 있도록 눈이 내리길 기다려야 할지도 몰라요.


7. 레이오버 동안 가장 자주 먹은 음식은 무엇이었나요?


제주 막걸리. 귤. 그리고 깻잎과 여러 채소에 싸서 소스에 찍어 먹는 고등어.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었어요.


8. 여기에서 지내면서 ‘레이오버’의 정의가 달라졌나요?

며칠 전 밤 11시쯤, 오사카에서 비행기를 타고 있었어요. 반쯤 잠들었다가 눈을 떴는데, 창밖에 반짝이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어요. 순간적으로 알았어요. 제주도 근처 바다일 거라고요. GPS를 켜보니, 정말 그 핀들이 찍혀 있던 곳 근처였어요. 시간이 두 달 전으로 갑자기 돌아갔어요. 바람이 아주 강했던 어느 밤, 희재와 저는 (salt) 밖 계단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어요. 우리는 항상 그 계단에 앉았어요. 바다 건너에 아주 밝은 불빛들이 일렬로 떠 있었어요. 바람과 안개 속에서도 움직이지 않고. 서오가 오징어잡이 배라고 말해줬어요. 밤새 정박해서 아주 밝은 빛으로 오징어를 유인한다고요. 제가 사진을 찍자 엄마가 들여다보며 말했어요. “아, 은하수 같네.” 비행기는 구름 위에 있었고, 구름 아래의 배들은 마치 구름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모든 것이 뒤집혀 있었어요. 저는 엄마에게 말했어요. “응, 우리가 심해에 있는 것 같아.” 어쩌면 레이오버는 이런 것일지도 몰라요.


9. 제주에 더 오래 머물 수 있다면 무엇을 하고 싶나요?

모두와 함께 귤 농장에서 귤을 따고 싶어요.


*이 인터뷰는 레이오버 종료 3개월 후 서면으로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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